교차로
6시에 일어난다.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갔다가, 하루종일 공부를 하고, 아, 중간에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밥도 먹고(거기 돈까스가 참 맛있다), 밥 먹으면 이도 닦아야지, 다시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서 유튜브 좀 보다가, 그러다 자고, 다시 6시에 일어난다. 이것은 그, 혹은 그녀가 잠들기 직전에 세운 나름의 계획이었다. 이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는 몰랐다. 아마 그녀 자신도 몰랐을지 모른다. 어찌 됐든 간에, 그녀는 다음날 아침을 위하여 일찍 잠을 청했다. 몇 번 뒤척이더니 머리맡에 놓인 휴대전화를 들어 알람을 맞추고, 다시 끄고, 아 맞다, 화장실 불 안 껐다, 다시 일어나서 갔다가, 간 김에 볼일도 보고, 일어난 김에 물도 좀 마시고, 다시 돌아오니 ..
2019.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