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1 별 0. 학생총회니, 회의니, 이것저것 일이 많아 학교에 밤까지 있다가 12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역삼에 도착한 날이 있었다.(나는 역삼에서 자취중이다) 역삼 소재의 작은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여자 친구는 그때에도 퇴근하지 못하고 남은 작업들과 개인적인 일들을 해결하고 있었다. 나는 곧바로 집에 가지 않고 잠깐 그녀를 보러 사무실 앞으로 찾아갔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웃는 얼굴로 서로를 껴안았다. 하루 중 유일하게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의 평온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시간— 나는 그 미소 뒤에 무엇이 있는지 쉬이 상상하지 못했다. 나의 하루만큼, 그녀의 삶도 또다른 의미로 고단하고 치열했을 것이라 상상할 뿐이었다.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하루 끝에 미소 짓는 것. 나는 정확히 어.. 2019. 5. 3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