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1 자살의 기록: 우리는 속죄할 수 없다 나는 몇 년 전 온라인으로 고민상담 채팅방을 운영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시시때때로 들어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나는 그날 기분에 따라 무미건조하게, 적극적으로, 따듯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상담의 질은 매번 달랐을 테지만, 이름도 모르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들은 감사해했고, 나는 그 사실 자체에 보람을 느꼈다. 그 일에 보람이 아닌 충격을 느꼈던 때는 어느 날 밤 갑자기 채팅방에 접속한 익명의 누군가에게 자신이 곧 자살을 앞두고 있으며, 대화가 끝나면 자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나는 내가 말을 꽤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의 굳은 결심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바뀌지 않았다. 그 때 충격을 받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고, 지인들.. 2020. 10. 3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