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1 [소설] 물고기의 언어 요즈음 수민의 가장 큰 고민은 큰 어항을 새로 하나 사는 것이다. 그녀는 죽은 물고기들을 그곳에 모아둘 생각이었다. 모두 그녀의 친구들이었다.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이 땅에 묻히기도 원하지 않으며, 그들의 시체를 변기에 떠내려 보내기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시체를 떠나보낼 때마다 다른 물고기들의 원성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땅에 묻어주는 것은 확실히 인간의 방식이었고, 변기 물에 떠내려 보내는 것은 더 확실한 인간의 방식 -그것도 똥이나 오줌을 처리하는 - 방식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물고기들은 그래서 땅에 묻히는 것을 그나마 더 선호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방식이 명예롭거나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그렇게 떠나보낸 친구가 벌서 열일곱이었다. 수민은.. 2020. 3. 22. 이전 1 다음 반응형